오늘은 그라스(Grasse)를 갔다가 버스가 끊기기 전에 부지런히 돌아왔더니 5시 조금넘어 라 고드 (La Gaude)에 도착했다. 버스에 내리자마자 아이스크림을 직접 제조한다고 해서 지난번 점심시간에 Philippe과 함께 갔던 Fenoccio에 갔다. 니스와 라 고드 2군데에 매장이 있는데, 토요일 오후, 한적한 곳에 위치한 가게인데도 가족단위 손님들이 많았다. 역시 쫀득한 그 맛이란...
★ Solo : 2유로
호텔 들어가기 전에 먼저 인터마르쉐(InterMarche)에 들러 생수와 와인을 한병 사가기로 했다. 볼빅(Volvic) 2병, 니스산 2010년 와인 1병, 돼지고기 소시지 1팩 그리고 치즈까지 이렇게.... 참 프랑스 수퍼마켓에서 치즈를 고르는 것은 나 같은 촌놈한테는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다. 불어를 모르니 뭐라 적혀있는지 모르고, 치즈 종류가 진열해 전체를 차지하니 어떤 걸 골라야 할지도 모르고...
치즈종류가 넘 많아서 어떤걸 골라야 덜 위험한 맛을 낼지를 몰라 한참을 살펴보다, 다른 사람들이 사가는 것을 보고 그걸 고르기로 했다... 몇 사람을 지켜보다, 드뎌 사야할 치즈 브랜드를 결정했다.
바로 "Paturages", 확률 80% 이상으로 이걸 다 사가길래, 브랜드는 이 제품으로 결정했다. 이 브랜드, 판매하는 치즈종류가 또 장난이 아니다. 아무리 살펴봐도 영어단어로 유추할 만한게 단서가 없다. 할 수 없이 이번에도 다른 사람이 사가는 걸 사기로 했다. 어떤 아저씨가 아이와 함께 조그만 치즈를 사가길래 이거다 싶어 아저씨 가는 걸 기다렸다. 쨉싸게 하나 주워 담았다.
"Doux"란 단어는 단맛(sweet)라는 건 알고 있었기에 와인과 잘 어울릴 것 같아서....
호텔에 돌아와 로비에 있는 (얼굴에서부터 맘 좋게 생긴) 우리 두 바우(Du Baou) 호텔 주인아저씨에게 와인잔을 하나 얻어와서 지중해에 분위기를 한번 멋지게 잡아보려고 했다.
먼저, 정렬시킨 다음 증거사진부터 남기고 이제 시작이다...
와인을 한 모금 꿀꺽, 아뿔사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이 완전 샴페인 비슷하다. 이게 아닌데 싶었지만 물릴수도 없는 터라 그냥 마시기로 했다.
자, 와인 한 모금 마셨으니 이제 치즈 한 조각 먹어볼까,
나이프가 없어서 그냥 젓가락을 가져와 자르기로 했다.
근데 젓가락을 갖다대는 순간, 이게 뭉게지고 마는게 아닌가. 앗!
냄새를 맡아보니 이거 치즈가 아니라, 완죤 "버터"다.
얼른 불한사전을 들고와 제품 포장지의 글씨를 찾아보니, Beurrre (버터, butter) !!!
이거 사간 아저씨, 아들과 빵에 발라 먹으려고 사간걸 나는 와인과 먹으려고 산거다, 이럴수가...
아, 불어 모르는 촌놈, 프랑스 와서 완전 헤매고 산다...
아무리 없어도 버터랑 와인을 함께 먹기는 좀 그래서 걍 와인만 홀짝 홀짝 하다가, 병 뒤의 라벨을 보니...
생선과 닭고기 그림이 보인다. 이것과 함께 먹기에 좋다는 뜻 이겠지 ???
얼른, 가서 냄비에 물을 데우고 인터마르쉐에서 사온 돼지고기 소시지를 익려서 와인 안주로 준비했다.
아차, 이거 소스가 없네?
머스타드 소스가 없으니 할 수 없군, 한국인의 비밀병기, 바로 요거...
"볶음 고추장"이 있다.
햇반 그릇 한켠에 볶음고추장을 짜 놓고, 소시지를 안주 삼아 와인을 2잔 마시고 났더니
그만, 배가 불러 버렸다... (아까, 빵 먹지 말걸, 살짝 후회가 된다)
암튼, 맑고 맑은 파란 하늘과 따가운 햇볕 그리고 시원한 바람, 니스 꼬뜨 다쥐르(Nice Cote d'Azure)의 자연을 느낄 수 있어서 더 없이 좋은 오후였다.
근데, 이제 2주가 지나 가는데 한 2년은 지난 것 같다. 빨리 집에가서 아내와 아이들을 정말 보고 싶다...
그래도 내일은 드뎌 니스로 입성이니, 이젠 퇴근하고 오면 좀 맘 편히 쉴 수 있겠지....
★ 볼빅 생수 1.5리터 : 57센트
★ 와인 : 2.51유로
★ 돼지고기 소시지 1팩(6개) : 2유로
★ 바게트 : 90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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