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 프랑스 향수의 본고장, 그라스(Grasse)
니스에 머무는 한달동안 프랑스 향수의 본 고장, 그라스(Grasse)엘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아침을 쨉싸고 먹고 St. Laurent du Var Gare SNCF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부지런히 du Baou 호텔을 내려왔다. 55번 버스를 타고 Gare SNCF정류장에 내려 다시 La Passerelle정류장으로 걸어가서 조금 기다리니 다행히 그라스행 500번 버스가 왔고, 이전에 탔던 버스에서 구매한 solo 티켓을 찍으려니, 운전기사가 어디를 가냐고 묻는다. 목적지를 이야기 했더니, 내 티켓을 보고 "not valid" 하면서 따로 사라고 한다. 어쨌든 1유로면 가니까, 망설일 필요없이 1유로를 건네고 프린트된 영수증을 받아쥐고 자리를 찾아 앉았다.
쌍 로랭 두 바의 La Passerell 정류장에서 그라스까지 1시간 조금 더 걸린 것 같았다. 바깥 풍경이야 이미 방스에서 본 것과 비슷하던터라 잠시 잠을 청했다.
버스가 목적지에 다다르니 만원이던 버스엔 1/3 정도의 승객만 남았다. 드뎌 그라스 도착 !!!
되돌아가는 시간표를 확인하고,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의 관광안내소(Office de Tourisme)로 향했다.
<그라스 시외버스터미널 - 500번 버스 종점>
<시외버스터미널 입구 길건너에 위치한 관광안내소 - 프라고나드 향수박물관 근처에도 하나 있다>
관광안내소 앞 큰길을 따라 10분 남짓 걸으니, 노란 기차와 코 끝을 자극하는 향기를 나를 유혹해서 살짝 왼쪽 아래 길로 내려가니 바로 프라고나드(Fragonard) 향수박물관이 나를 맞는다.
※ 참고로 노란색 기차는 프라고나드 방문객은 무료인 것 같은데, 타보지는 못했다.
프라고나드 박물관에 들어가 각종 향수용기, 거울 등 전시물을 관람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직원이 와서 'no picture'하고 간다.
암튼, 아래로 계속 내려가면 전시실을 들리다보니 중간에 부띠끄가 있다. 판매대마다 직원이 열심히 향수 테스트를 권하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몰리나드에 비하면 프라고나드는 정말 장사꾼 냄새가 물씬 풍긴다. 정말 조직적으로 비즈니스하는...)
프라고나드 향수박물관을 위쪽 입구로 다시 나오니 옆 건물에 프라고나드 부띠크, 프라고나드 박물관, 프라고나드 메종, 프라고나드 OOO 등, 조그만 골목길 입구가 온통 Fragonard 로 시작하는 상점이 서너개 늘어서 있다. (그래도 무료관람인 프라고나드 박물관은 좋았다. 3명 정도의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그림 속의 사람들 표정이 무척이나 재미있었고, 프라고나드의 스케치도 나름 생생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프라고나드 향수박물관>
<프라고나드박물관 방문객은 공짜로 타고오는 기차>
<프라고나드박물관 내부의 전시품 - 향수용기>
<프라고나드박물관 거의 아래층에 위치한 향수 제조공정 시설 전시품>
이젠 몰리나드 향수박물관을 들릴 차례다. 사실, 프라고나드 향수박물관 길 건너편에도 갈리마드(Galimard)라는 그래도 향수라면 한 목소리낼 만한 향수제조업체의 박물관과 부띠끄가 있지만, 사람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어서 걍 지나치기로 했다.
몰리나드(Molinard) 향수박물관은 프라고나드 박물관 위쪽의 큰 삼거리에서 직선코스의 아래 길로 한 10분쯤 더 걸어내려가면 있는데, 중간에 가는 길이 좀 그리 밝은 거리가 아니라서 여자 혼자가는 건 별루 권하고 싶지 않다. (몰리나드 부띠끄는 니스 시내에도 있으니까, 향수만 사려면 니스시내를 가는게 나을 듯 하다)
그래도 이왕 왔으니 몰리나드는 들려야 하지 않겠나? 암튼, 이 길이 맞나하는 의구심을 가지면서 한 10분쯤 인내를 갖고 내려가니, 프라고나드의 화려함과는 완전 동떨어진 건물이 나를 맞는다. 프라고나드가 방문객들로 북적이는 반면, 몰리나드는 방문객이 거의 없다시피하다. 사실, 내가 들어가고 나서 한 가족이 더 들어오는 바람에 그나마 손님이 생기는 정도였다. (손님보다 점원이 더 많은 상황... ㅋㅋ)
몰리나드 박물관은 단층에 전시된게 전부였는데, 참 단촐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최대한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관람하거나, 향수테스트를 맘껏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프라고나드는 향수테스트 용지도 직원들이 조금씩 나눠주고,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나 수시로 드나들며 제지하는 반면에...)
몰리나드(Molinard) 향수는 프라고나드 향수에 비해 같은 꽃 종류라도 향기가 더 진하게 느껴졌다. 암튼, 역사도 프라고나드보다 더 오래 됐으니까... 여기서 서너종류의 향수를 챙겼다.
<몰리나드 향수박물관>
<아담한 몰리나드박물관 입구>
<몰리나드박물관 내부 - 아래 스티커들은 어떤 향수가 들어가 있다는 걸 표시한 것, 역사의 숨결이 느껴진다>
<향수용기의 레이블을 찍어내는 과정>
<몰리나드 부띠끄로 들어서기 전에 향수 제조 체험장 - 단체만 가능>
그라스와 향수는 뗄래야 뗄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고 생각된다. 사실, 향수 이외에 도시관광을 할 만한게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시간을 들여서 달려왔는데, 향수외에 볼 만한게 그리 많지가 않았다. 난 그냥 주말 하루를 그냥 즐기고 보내고 싶어서 편한 마음으로 왔지만, 도보여행자라면 시간계획을 잘 세워서 코스를 짜야 시간낭비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