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눈꽃축제와 태백고원휴양림 (2010년)
아내가 눈꽃축제 가보고 싶다길래, 작년 12월초에 태백고원휴양림을 예약해 두고 1월말 태백눈꽃축제를 다녀왔다. 태백고원휴양림을 태백시에서 운영하는 휴양림으로 23평방미터 숲속의 집도 2박3일에 7만원으로 정말 저렴하고 내부도 비교적 깨끗했다. 다만, 침구류는 이전 숙박자가 사용하던 걸 다시 사용해야 해야 했다.
□ 태백고원자연휴양림 (http://forest.taebaek.go.kr/season2/main.html)
- 숲속의 집 (23평방미터, 목~금 2박3일 숙박, 합계 \70,000)
- 두루마리 화장지와 수건 2장은 매일 새것으로 제공
- 휴양림 침구는 매트로 사용하고, 가져온 침낭을 이불로 사용함
- 야외 바비큐 위해서는 철망, 숳, 라이터 / 점화기는 개인이 준비해야 함
(철망 - 태백시내 하나로마트에서 2천원에 구입, 숯 - 태백 이마트에서 약 7천원(?)에 구입했고 화력 정말 좋음)
□ 태백눈꽃축제
- 태백고원휴양림에서 20분 이내의 거리에 있음
-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눈은 이미 딱딱하게 굳어 있어서 좀 실망스러웠으나 나름대로 즐겁게 하루를 보냄
(단, 주차장에서 행사장까지 10분 정도 올라가야 하는데 바람이 엄청 불어서 정말 추워 죽는 줄 알았음)
준서가 행사장 초입에 있는 스노우래프팅을 먼저 타고 싶다고 해서 신나게 야호~~~ (유료)
10시30분쯤 도착했는데 아무도 타는 사람이 없어서 좀 썰렁했는데 나중에 하나둘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
근데, 눈이 딱딱하게 굳어 있어서 푹신한 맛은 없지만 나름대로 눈썰매보다 재미있었음
래프팅 튜브 바닥이 단단해서 이렇게 보호벽 위까지 올라가는 재미가 쏠쏠함~~~
1시간 가량 스노우래프팅하고 지친 아이들을 끌고 이글루카페로 고고씽~~, (입장은 무료)
내부에서는 다방커피를 2천원에 팔고 있었고, 첨엔 빈자리가 없었는데 3분쯤 기다리니 다행히 빈자리가 나서 얼음의자 위에 간이매트를 깔고 앉았는데 엉덩이가 좀 시려웠음... 하지만 얼음탁자에 커피를 두고 마시는 기분은 좀 색달랐음
이글루카페 내부
스노우래프팅과 이글루카페 사이에 행사무대가 있었는데 중간중간 이벤트를 준비해서 함
- 준서가 기다리고기다리던 '눈속에서 과자찾기' 하기 전에 몸으로 하는 가위.바위.보 이벤트 광경
과자를 파 묻는 과정을 눈여겨 보았다가, '시작'소리와 함께 눈을 마구마구 파헤치고 있는 준서 (초코파이 1개를 찾아내고는 얼마나 뿌듯해 하던지..)
눈꽃축제 메인광장 옆에는 태백석탄박물관이 있어서 추위도 피하고, 아이들에게 전시물도 보여줄 겸해서 박물관 안으로 고고씽 !
아내도 그랬지만, 생각보다 잘 꾸며 놓았음 (마지막 코스인 1층은 채탄 과정을 실제 모형으로 꾸며 놓았는데, 갱이 무너지는 것도 예고없이 실행되어 정말 재미있었음)
사진을 다 찍지 못했는데 1층의 갱도 체험공간은 20~30분 정도 돌아봐야 할 정도로 아래와 같은 모형이 많이 꾸며져 있었서 아이들이 석탄채굴과정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강추 !!!
□ 초막칼국수 (고등어조림과 두부조림)
- 3시를 훌쩍 넘긴 시각, 고픈 배를 움켜잡고 초막칼국수로 직행, 줄이 많으면 어떡할까 걱정하며 갔지만 다행히 대기는 없었음
- 문을 여니 두 분의 아주머니께서 문 앞에서 고등어를 다듬고 계셨음 (예상치 못한 광경에 좀 당황~~)
- 방에 들어가 고등어 2인분, 두부조림 1인분 주문하고 인내를 가지고 기다림 (주문 후 식사 나오는데 15~20분 정도 소요)
- 맛은 일품, 하지만 너무 매워서 혼 났음 (나중에 양념이 많이 남았는데, 아내는 양념을 가져가서 다시 조림해 먹어도 좋겠다고 할 정도였음)
- 초막칼국수는 고한 -> 태백 오는 길에 이마트를 지나서 조금 오면 왼쪽편 길가에 있는데 거의 눈에 잘 띄지 않으므로 주의 요망
(그냥 차들이 길가 보도 위에 많이 주차한 곳을 찾으면 됨)
□ 황지연못 (낙동강 발원지)
- 태백시내 중심가에 있고 작은 공원 정도로 생각하면 됨 (무료 입장)
- 황지를 구경하고, 길 건너편에 있는 던킨에 들어가 도넛과 커피 한잔으로 추위 녹임
□ 태백 ↔ 도계 간 switch-back 구간 열차 여행
- 대전에 있는 고객들을 만나러 가기위해 탔던 KTX에서 본 잡지에서 스위치백 구간 열차가 2011년 이면 사라진다고 해서 아이들에게 체험도 시킬 겸해서 예약하고 승차함
- 태백역 다음이 도계역이라 승객은 많지 않았음 (토요일 12시경 승차했는데 무궁화 특실의 좌석이 많이 남아 있어서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바깥 구경함)
태백-도계 구간에 있는 나한정역 (무궁화 무정차), 기차가 앞으로 갔다가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방식으로 태백산 자락을 올라가는데, 기차를 타기전에 아이들에게 switch-back 방식의 기차운행에 대해 미리 이야기해 주고 탔더니 너무나 신기해 했음 (마음이 뿌듯~~)
창 밖 맨 아래에 보이는 기차길이 지그재그 방식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길에 있는 기차길 임
강릉에서 태백역으로 들어오는 무궁화 기차 한 컷!
도계에서 태백역 가는 기차가 1시간30분 후에 와서 그 사이 점심도 먹고 주변 구경도 할겸해서 역무원 아저씨께 역 근처 맛집과 구경거리를 소개해 달라고 했더니...
'글쎄, 여긴 시골이~라 별 색다른 음식이 없~어요, 역 저기 밑에 가면 xx갈비집에서 하는 청국장은 뭐 그래도 먹을만 하더래요, 구경거리는 차를 타고 근처로 가야 좀 볼게 있~어요'
추천맛집 찾는 걸 포기하고 그냥 알아서 찾아보기로 했다... 역에서 나와 왼쪽방향으로 마냥 걸어서 내려갔더니 역시 시골이라 들어갈만한 음식점이 없다 (감자수제비를 먹고 싶어서 눈 씻고 찾아보았으나, 눈에 들어오는 건 고기집 2곳과 분식집 뿐...)
아이와 아내도 걷는 걸 지처하고 마땅한 음식점도 보이지 않아서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 역을 지나서 가니 시장이 나왔다.
시장 건너 편에서 '색 바랜' 모범음식점 표시 발견! (회사동료가 낯선 곳에서 음식점을 찾지 못하거든 무조건 모범음식점 붙은 곳을 찾아가란 말이 생각나서 내심 반가웠다) 하지만, 그 집은 냉면전문점! 어라, 1월에 냉면이라... 하지만 모두가 허기진 터라 종류 불문하고 그냥 들어가기로 했다.
역시 손님은 하나도 없고, 주인 아주머니께서 걱정스런 목소리로 '여긴 냉면밖에 안 해요'라고 하신다. 그래도 괜찮다고 하니 조그만 방으로 안내하신다. (2자리 국번을 간만에 보니 옛날 생각이 났다)
물냉과 비냉을 시키고 한 10분 기다리니 드뎌 주문했던 음식이 들어왔다. 냉면엔 배 대신 오이가 있고 그 위에 깨가 뿌려져 있다는 것 외에는 맛도 괜찮았다. 한 겨울에 따뜻한 육수와 함께 먹는 냉면 맛도 나름대로 좋았다. (근데, 냉면집에서 통닭은 왜 팔까? 식사를 기다리며 함께 토론을 했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태백은 나름대로 관광객을 모으기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는 도시인 것 같다. 올 여름엔 태백고원휴양림에서 한번 더 즐거운 여행을 즐기고 싶다.